시작하며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때, 옵션 선택은 꽤 중요한 고민거리다. 특히 '향상된 오토파일럿', 흔히 EAP라고 부르는 기능은 단순한 편의 사양 그 이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추가 비용이 무려 450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과연 실제 주행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돈값을 하는 옵션인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오늘은 테슬라의 EAP에 포함된 각 기능을 하나하나 직접 써본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어떤 환경에서 진짜 유용한지 살펴보려 한다.
1. 차량 호출 기능, 현실은 기대와 다른 경우가 많다
먼저 살펴볼 기능은 '스마트 서먼'이라고 불리는 차량 호출 기능이다. 기본 개념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차량을 앞으로 조금 이동시키거나, 사용자의 위치로 불러오는 방식이다. 말만 들으면 주차장에서 좁은 공간에 차를 뺄 때 유용할 것 같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제한사항이 꽤 많다.
특히 최근 생산된 중국산 테슬라 차량(모델3 하이랜드, 모델Y RWD 등)은 유럽 안전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호출 거리가 최대 6미터로 제한된다. 즉,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멀리서 불러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생산된 구형 모델은 80~100미터 정도까지 호출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그만큼의 거리를 활용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호출 기능을 작동시키려면 센서와 카메라가 항상 대기 모드에 있어야 하며, 이로 인해 배터리 소모도 생긴다. 또, 지하주차장처럼 GPS가 잘 잡히지 않는 환경에서는 작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호출 중 차량이 멈추거나, 주변 보행자 인식 오류로 기능이 중단되는 경우도 흔하다. 결과적으로 기대와 달리 불편함이 많고, 자주 쓰게 되지는 않는다.
2. 자동 주차 기능은 확실히 쓸만하다
반면, EAP에 포함된 자동 주차 기능은 사용자들의 평가가 비교적 긍정적이다. 차량이 스스로 주차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핸들과 기어 조작 없이도 알아서 주차를 진행해 준다. 특히 주차선이 없는 갓길이나 도로변에서도 공간이 확보되면 자동으로 인식하고 진입할 수 있다.
좁은 공간이나 차 사이 간격이 애매한 곳에서도 주차가 가능한 편이라, 주차에 자신 없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하다. 평행 주차도 문제없이 잘 작동하며, 전반적으로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주차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완벽한 건 아니지만, 직접 운전해서 주차하는 것보다 더 깔끔한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3. 자동 차선 변경, 일부 사용자에겐 유용하지만 제약도 있다
EAP의 또 다른 기능은 고속도로 주행 중 차량이 차선을 바꿔주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다. 내비게이션 경로에 따라 빠른 차선으로 스스로 옮겨 타는 방식인데, 중국산 테슬라는 자동으로 차선을 바꾸지 않고, 운전자가 깜빡이 조작을 해줘야만 차선을 변경한다. 즉, 차량이 변경을 제안해도 운전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는다.
속도 차이에 따라 차선 변경 빈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 차가 조금만 느려도 적극적으로 변경을 제안하는 '매드맥스' 모드
- 차이가 클 때만 제안하는 '마일드' 모드
하지만 변경 제안이 너무 잦아지면 오히려 귀찮을 수 있어, 일부 운전자는 이 기능을 꺼버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고속도로 또는 고속화 도로에서만 작동한다. 일반 도로나 국도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도심 위주로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제주도처럼 고속도로가 없는 지역에서는 이 기능을 쓸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4. 어떤 상황에서 EAP가 유용할까?
450만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이 옵션이 필요한지는 결국 운전자의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아래는 간단한 예시다.
운전 스타일 | 적합도 | 이유 |
---|---|---|
고속도로 주행이 많음 | 높음 | 차선 변경 기능 덕분에 장거리 운전 피로도가 줄어듬 |
주차가 어렵게 느껴짐 | 중간 | 자동 주차 기능 하나만으로도 쓸모 있음 |
도심 주행이 대부분 | 낮음 | 호출 기능 실용성 낮고, 차선 변경도 사용 불가 |
전체적으로 보면 자동 차선 변경과 자동 주차 이 두 가지가 핵심이고, 차량 호출 기능은 아직 실용성이 낮은 편이다. 고속도로 주행을 자주 하고, 주차할 때 불편을 자주 느낀다면 EAP는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일반 도로나 도심 주행이 대부분이라면 굳이 450만원을 들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마치며
테슬라 EAP는 미래 지향적인 기술로 가득 차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쓸모 있는지는 운전 환경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자동 주차나 차선 변경 기능은 잘만 활용하면 꽤 유용하지만, 호출 기능은 현재 수준에선 기대에 못 미친다. 자신의 운전 습관을 기준으로 이 옵션이 필요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충동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실제 주행 스타일을 기준으로 따져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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