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모델을 고를 때 고민도 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차량들은 겉으로 보기엔 비슷하지만, 실제로 타보면 그 느낌은 전혀 다르다.
최근 아이오닉 9을 시승해보고 나서 GV60에 탑승해보니, 두 차량 사이의 뚜렷한 차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정숙성, 주행 감각, 플랫폼 차이, 그리고 용도에 따른 적합성까지, 전기차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포인트들을 정리해본다.
1. 아이오닉 9, 조용함이 먼저 느껴진다
(1)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 아이오닉 9은 확실히 억제됐다
아이오닉 9을 타자마자 가장 먼저 느낀 건 차가 유독 조용하다는 점이었다. 주행 중 도로 바닥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이나 낮은 음의 공명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같은 조건에서 GV60을 탔을 때는 미세한 진동이나 웅웅거리는 소리가 귀에 닿았는데, 아이오닉 9은 그런 요소가 전반적으로 누그러져 있었다. 마치 고급 세단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2) 음향 설계의 완성도 차이
두 차량 모두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본적인 구조는 비슷하다. 하지만 소음 차단 처리는 다르다. GV60도 나름대로 소음 저감 기술이 들어가 있지만, 아이오닉 9은 아예 소리가 차 안으로 들어오지 않게 설계한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런 차이는 단순한 소재의 차이뿐 아니라, 차체 구조와 방진 설계, 그리고 오디오 시스템의 활용 방식 등 차량 전반의 밸런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 정숙성 비교 정리
구분 | GV60 | 아이오닉 9 |
---|---|---|
하부 진동 | 다소 느껴짐 | 거의 없음 |
공명음 | 저속 주행 시 귀에 남는 편 | 거의 무감 |
주행 중 소음 | 풍절음, 타이어 소음 일부 있음 | 외부 소음 유입 거의 없음 |
전체 정숙감 | 준수한 수준 | 프리미엄 대형차와 유사한 조용함 |
2. 같은 플랫폼, 전혀 다른 성격의 차량
(1) 하나의 플랫폼으로 완성된 다른 방향성
아이오닉 9과 GV60은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주행 성격은 정반대에 가깝다. 아이오닉 9은 장거리 운전과 가족 중심 이동에 최적화되어 있고, GV60은 운전 재미와 반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차이는 서스펜션 세팅, 소프트웨어 제어, 구조 강화 방식 등 다양한 설계 요소에서 비롯된다. E-GMP 플랫폼의 범용성과 확장성 덕분에 이처럼 다양한 성격의 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2) 모델별 타깃층과 운전 스타일 차이
- 아이오닉 9: 차분하고 안락한 주행을 선호하는 사람, 또는 대가족 중심의 이동이 잦은 운전자
- GV60: 날카로운 핸들링과 즉각적인 응답을 원하는 퍼포먼스 지향 소비자
🧾 차량 성격 요약
차량명 | 성향 | 추천 대상 |
---|---|---|
아이오닉 9 | 정숙함, 여유 중심 | 가족 단위 이동, 조용한 실내 원하는 사용자 |
GV60 | 반응성, 다이내믹함 | 혼자 혹은 2인 위주의 주행, 운전 재미 추구하는 사람 |
3. 주행감에서 체감되는 기술 차이
(1) 노면 정보 전달 방식의 차이
아이오닉 9은 부드럽고 여유로운 승차감을 제공하면서도, 도로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적절히 운전자에게 전달해준다. 예를 들어, 요철을 지날 때 불쾌한 충격 없이 매끄럽게 넘기지만, 어떤 도로인지 감각적으로 알 수는 있다.
GV60은 보다 직접적인 주행 피드백을 주며, 노면 상태를 더 적극적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덕분에 날카롭고 민감한 주행이 가능하지만, 장시간 주행에는 피로감이 있을 수도 있다.
(2) 코너링, 피칭, 롤링 반응 비교
아이오닉 9은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 때 차체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버틴다. 무게 중심을 잘 분산시켜서 스키드음 없이 안정적인 회전이 가능하다.
GV60은 빠르고 민첩한 회전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차체의 흔들림이나 움직임이 좀 더 즉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 주행 특성 요약
항목 | GV60 | 아이오닉 9 |
---|---|---|
노면 정보 전달력 | 민감하고 직접적 | 부드럽지만 필요한 정보는 전달함 |
코너링 성능 | 반응 빠름, 민첩함 | 무게감 있지만 안정적 회전 |
피칭/롤링 감각 | 즉각적 반응, 체감도 높음 | 자연스러운 움직임, 승차감 중심 |
핸들링 느낌 | 날카롭고 즉답형 | 부드럽고 중후한 조작감 |
4. 용도에 맞는 선택이 중요한 이유
(1) 한 대로 다 되지 않는다
아이오닉 9과 GV60을 모두 경험해보면, 단순히 ‘전기차’라는 공통점만으로는 비교가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둘은 운전 목적과 사용 환경에 따라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아이오닉 9은 넓은 실내와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장거리 여행이나 가족 중심 이동에 적합하다. 반면 GV60은 가볍고 민첩한 성격이라 도심 주행이나 짧은 거리 출퇴근, 혼자 타는 경우에 더 어울린다.
(2) 두 대를 모두 선택해도 중복되지 않는다
같은 플랫폼에서 나온 두 차지만, 세팅과 성격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중복 투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를 들어, 평일엔 GV60으로 출퇴근하고, 주말엔 아이오닉 9으로 가족들과 여행을 가는 식으로 충분히 구분된 활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두 차량을 모두 타본 입장에서는 각각의 목적에 맞게 운전자가 차량을 선택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 전기차 가격, 알고 보면 합리적
(1)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 실제론 구조 차이 때문
전기차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 이유는 단순히 브랜드나 옵션 때문이 아니다. 배터리, 인버터, 모터, 고전압 케이블 등 고가 부품들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는 차량 가격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싸며, 그 외 전기 구동계 부품들도 각각 수백만 원씩 하는 부품들이다.
(2) 내연차보다 원가 구조가 더 복잡하다
내연차의 엔진과 변속기 합쳐도 1,500만 원이 넘지 않는 반면, 전기차는 배터리 하나만 해도 2,000만 원 이상 들어간다. 여기에 인버터, 전기모터, 고전압 케이블 등까지 더해지면 파워트레인만 3,0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즉, 같은 가격이라면 전기차 쪽이 더 많은 기술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 주요 부품별 가격 비교
부품 항목 | 내연차 예상 원가 | 전기차 예상 원가 |
---|---|---|
엔진 | 약 900만 원 | 해당 없음 |
변속기 | 약 500만 원 | 해당 없음 |
배터리 | 해당 없음 | 약 2,000만 원 이상 |
전기모터+인버터 | 해당 없음 | 약 1,000만 원 전후 |
고전압 케이블 | 해당 없음 | 약 300만 원 이상 |
합계 | 약 1,400만 원 | 3,000만 원 이상 |
마치며
아이오닉 9과 GV60은 겉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실제로는 전혀 다른 성격의 차량이다. 둘 다 뛰어난 전기차지만, 목적과 운전자 취향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진다.
아이오닉 9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GV60은 민첩하고 역동적인 주행을 원할 때 선택하면 좋다. 같은 플랫폼으로 이렇게 다양한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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