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리뷰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왜 이리 조용하고 부드러울까?

도현김 2025. 5. 26. 08:00

시작하며

요즘 출근길마다 느끼는 게 있습니다. ‘이 차, 왜 이렇게 조용하고 부드러워?’ 처음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를 몰았을 때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타다 보니 전기차와 다를 바 없는 주행감, 조용한 엔진 소리, 그리고 한층 더 부드러워진 가속이 의외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이렇게까지 감성적인 완성도를 보여준 차는 처음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차를 타면서 느꼈던 점들과 함께, 왜 한국이 하이브리드 흐름에 늦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1.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타보며 느낀 의외의 감성 품질

(1) 웰컴 라이트부터 부드러운 가속까지, 디테일의 차이

그랑 콜레오스는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불이 켜지고, 문이 스르르 열립니다. 차에 타면 별다른 액션 없이 조용하게 출발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뿅’ 하고 부드럽게 튀어나갑니다.

  • 조용한 엔진 소리
  • 부드러운 가속감
  • 전기차 같은 출발 반응

이 차는 전기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를 타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꿀렁거림이나 변속 이질감이 거의 없습니다. 운전하는 내내 ‘이 정도면 꽤 잘 만들었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2. 전 세계 하이브리드 흐름, 한국은 왜 뒤처졌을까?

(1) 일본과 유럽은 이미 하이브리드 대세

10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는 과도기일 뿐 곧 전기차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 하이브리드 비중이 높은 나라들

국가 하이브리드 차량 비율 특징
일본 전체 차량의 절반 이상 렉서스, 토요타 중심의 대중화 성공
유럽 플러그인 포함 보편화 일반 가솔린 차량 거의 사라짐
미국 고속도로 중심의 하이브리드 연비 효율 중시, 대형차까지 확산 중

이에 반해, 한국은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의 라인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만들면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넣지 않았던 건 지금 돌아봐도 아쉬운 선택입니다.

 

3. 현대기아 하이브리드는 무엇이 아쉬운가?

(1) 정량적 성능은 뛰어나지만, 정성적 완성도는 부족

현대기아는 숫자 맞추는 데는 정말 강한 기업입니다. 연비, 출력, 가속 시간 등 정량적인 스펙은 우수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감성적인 부분입니다.

📝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의 아쉬운 점들

  • 정숙성이 부족함 (특히 가속 시 엔진음 유입)
  • 변속 충격이나 이질감 존재
  • 전기차처럼 부드럽지 않음
  • 감성적인 주행 감각 부족

운전자는 단순히 ‘몇 초 만에 가속하느냐’를 느끼지 않습니다. 차가 어떻게 반응하고, 얼마나 부드럽게 주행하며, 소음이 얼마나 억제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4. 중국 파워트레인, 예상보다 훌륭했던 이유

(1) 르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알고 보면 중국 기술

그랑 콜레오스에 들어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사실상 중국 지리(GEELY)의 기술입니다. 듣기만 해도 꺼림칙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성능은 꽤 놀랍습니다.

  • 가속 시 이질감 거의 없음
  • 전기차 같은 출발 반응
  • 정숙성, 부드러움 모두 우수

중국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따라잡았을까? 대량의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실험과 생산을 반복한 결과로 보입니다.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까지 빠르게 개선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5. 인터페이스와 전자 기능, 아직 부족한 부분도

(1) 360도 카메라, 어라운드 뷰 반응 속도 문제

완성도가 높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대표적인 게 어라운드 뷰 시스템입니다.

  • 30cm까지 다가가야 겨우 반응
  • ‘자동 작동’ 옵션 켜도 작동 안 됨
  • 인터페이스 세련되지 않음

운전 중 갑자기 가까워지는 물체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안전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능이 있다고 해서 ‘완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6. 감성 품질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방향

(1) 단순 스펙보다 중요한 건 사용자 경험

결국 자동차는 사람이 타는 물건입니다. 아무리 숫자가 좋아도, 느껴지는 주행 질감이 떨어지면 소비자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 감성 품질을 위해 필요한 개발 방향

  • 엔진 소음과 진동 억제 기술 강화
  • 페달 반응의 일관성과 부드러움
  • 내부 인터페이스 직관성 및 반응 속도 향상
  • 오토 파킹, 어라운드 뷰 같은 기능의 실사용 완성도 강화

그란콜레오스를 타며 느낀 건, 이 차는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중요한 감성 포인트에서는 이미 앞서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현대기아 역시 지금의 성능 중심 개발에서 벗어나 감성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채워나가야 할 때입니다.

 

마치며

하이브리드는 과도기가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특히 일본, 유럽을 보면 그 흐름은 명확합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도 이제 감성 품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부드럽고 조용한 주행감,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 높은 실용성과 완성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정량적 완성도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의 감각을 만족시키는 기술과 경험을 담은 자동차가 더 많이 나와주기를 바랍니다.